2002년 2월 8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여자의 과거

여자의 과거는 정말이지 좀 심하게 말하면
때려죽인대도 불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주변에서 그런 문제 때문에
결혼 생활 내내 고통을 당하며
살고있는 여성을 몇 명 알고 있다.
비단 결혼 생활뿐 아니라, 연애 중일 때도
과거 남자와의 진한 사연을 털어놓았다가는
그것이 굴레가 되어 오래오래 장애 요인이 되리라.
여름 바닷가 같은데서 무드에 마음이 약해져
진실 게임하자는 남자의 꾐에
절대 넘어가지 말기를...
여성들은 과거 문제에 대해서는
시치미 딱 떼고 앙큼을 떨 일이다.
그게 서로에게 좋다.


- 이숙영의 《남자들이 열광하는 여자》중에서 -


* 여자의 과거는 여자가 말해서도 안되지만 남자가 물어서는 더
안됩니다. 진실 규명도 힘들 뿐더러 괜한 분란과 파탄의 불씨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자의 과거는 대체로 아름답고 슬픈 상처이기 쉽습니다.
그 상처를 말끔히 씻어내어 새로이 신부(新婦)로 태어나게 하는
씻김굿이 곧 결혼이며, 결혼은 그녀의 과거를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의 미래를 보고 하는 것입니다.



-----<설 연휴 기간 쉽니다>------
오는 14일(목)에 뵙겠습니다.
그동안 <솔류션 시스템>의 시험 가동을 거쳐
대량 동시 메일 시스템을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에피소드 하나>------------------------------
몇년전 어느 화창한 주말, 연극을 보려고 아내와 함께 대학로를 걷고
있는데,  거리에 나온 카메라 방송팀이 갑자기 마이크를 아내에게
들이대며 "이렇게 화창한 날은 무슨 생각이 먼저 드세요?"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아, 대뜸 "옛날 남자요!"라고 대답하고는
조금은 켕겼던지 저를 보고 까르르 웃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동그래진
방송팀이 이번에는 저에게 "선생님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옛날 여자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연극을 보는 동안 "그랬어? 내 손을 잡고 걸으면서 옛날 남자를
생각했단 말이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래본들 뭣하겠습니까.
얻을 것도, 그렇다고 물릴 것도 없는 일 아닙니까?  그래서,
속으로 "그래, 옛날 남자 하나 없는 여자하고 산다면,
그런 내가 못난 놈이지"하면서, 지금까지 제 아내의
어쩌면 화려했을지도 모를 과거에 대해 일언반구
묻지도 듣지도 않은채 2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바로 그 아내의 귀빠진 날이 오늘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축하선물이 되지 않을까 해서
송구함을 무릎쓰고 여기에 적었습니다.
"은주씨, 축하해요.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설 연휴 잘 보내시고
모두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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