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12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어린 아들과 어머니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幼年)의 윗목


- 기형도의《엄마 걱정》중에서 -



*차갑고 어두워진 방에 남아 토닥토닥, 배춧잎처럼 가벼운
어머니 발소리를 기다리는 어린 아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유년의 어린 아들만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언제나 목울대에 눈물이 고입니다.
어머니는 한결같이 아들 딸 걱정이지만,
아들 딸도 늘 어머니 걱정을 하며 삽니다.


____첨부문서에 〈보고싶은 어머니〉글이 있습니다-------
제가 94년3월호 〈샘이 깊은 물〉에 썼던 글입니다.
작년 12월21일 아침편지에 첨부했던 것입니다만, 그날
이후에 들어오신 5만여 새 식구들을 위해 다시 올렸습니다.

조금 긴 글이니, 프린트해서 보시고
〈느낌 한마디〉에 짤막한 소감을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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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희한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부 식구들에게 아침편지의
제목만 보이고 내용이 빠진채 빈 초록상자만 배달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컴퓨터 기계적 장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점검과 처방이 이뤄졌으므로 앞으로 재발은 없을 듯 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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