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9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추억의 장소 그 앞에 이렇게 사람이 붐비니
종로서적도 여전히 번창하려니 했다.
나 하나쯤 안 사줘도 사줄 사람이 많으려니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나 보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니.
내가 정말로 종로서적을 사랑했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사줬어야하지 않을까. 나 아니라도 누가 하겠지 하는
마음이 사랑하는 것을 잃게 만들었다.
관심 소홀로 잃어버린 게 어찌 책방뿐일까.
추억어린 장소나 건물,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늘 거기 있겠거니 믿은 무관심 때문에
놓치게 되는 게 아닐까.


- 박완서의《호미》중에서 -


* 미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 하지요?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살려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들이
하나둘 속절없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정서도
마른 땅처럼 함께 메말라지고 있습니다. 추억할 만한
장소를 잃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것을 잃은 것입니다.
소중한 것을 잃은 채 삶의 발걸음을 재촉할수록
마음의 메마름과 쓸쓸함이 더할 뿐입니다.
- '구멍가게'(이미경의 펜화전)에 초대합니다 -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청량한 가을 바람이 우리의 이마를 쓸어 지나갈 즈음에는
자연스레 무언가를 추억하게 됩니다. 지난 시절,
사라져가는 것들, 그리고 아팠던 기억들...

여기에 보기만해도 미소짓게 하고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추억의 그림들이 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느끼실 수 있는,
그러나 이제는 점차 사라져가는 '구멍가게'가 그것입니다.

그 '구멍가게'를 그린 이미경 작가의 펜화전이
내일(10월10일)부터 2주일 동안 <아침편지 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는 작가 이미경님이 오랜 시간 아껴두었던
정감이 듬뿍 묻어나는 펜화작품들을 이번에 아침편지
가족들에게 제일 먼저,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입니다.

이 가을, '구멍가게' 전시회에 오셔서
동전 몇개를 손에 쥐고 어떤 사탕을 고를까 고민하던
어린 시절, 그 옛날의 순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추억의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미경의 '구멍가게' 펜화전>
오프닝 행사 : 10월10일(수) 오후 5시30분
                   (오프닝 행사에도 많은 참여바랍니다)
전시기간 : 10월10일(수)~10월23일(화)
               오전11시~오후7시(전시기간 중 일요일 휴무)
장 소 : 아침편지 아트센터(약도)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해금연주자 신날새의 '찔레꽃'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이 편지를 좋은사람에게 전해주세요.

'고도원의 아침편지' 추천하기

메일

오늘편지 공유하기

메일 페이스북 추천하기 카카오톡 추천하기 카카오스토리 추천하기 라인 추천하기 밴드 추천하기
2007년 10월 9일 보낸 편지입니다. 출력하기 글자확대
댓글입력
  소셜 계정으로도 느낌한마디를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