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9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중국어 사진아침편지
'혼자 노는 시간' "글쓰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입니다.
글쓰기가 잘될 때는 환상적이지요.
글쓰기가 잘되지 않을 때도 꽤 괜찮습니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요."


- 김진아, 권승혁의《작가란 무엇인가2》중에서 -


* 글쓰기뿐만이 아닙니다.
그림그리기, 음악듣기, 천천히 걷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입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격과 수준,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혼자 노는 시간'의 격을 높여 보세요.
- 예술의전당 인상주의전 잠깐멈춤 걷기명상 사진모음 -



지난 화요일,
예술의 향기가 물씬 나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된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전 걷기명상' 모습을
조송희님의 사진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실내 전시장이였지만,
풍경이 가득한 전시관내에서 걷기명상을 하며
숲을, 때론 강가를, 그리고 해변의 파도를 바라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래에 걷기명상을 참여하셨던
아침편지 가족 한창훈님께서 '감상문'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진솔하게, 담백하게 적어주신
감상문을 소개해드리니, 한번씩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한창훈님, 감사합니다!
---------------------
[인상적인 짧은 유럽여행]-한창훈

봄이 오는가 싶더니
그렇게 쉽게는 물러서지 않으려는 듯
겨울의 막바지 시샘 어린 눈발이 치는 2월의 화요일 저녁.
그 눈발은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차가운 바람은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하게 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도착했다. 1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예술의전당! 아직 7시가 되지 않은 이 시간, 이 곳에
있을 수 있는 것도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다.

오늘은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잠깐멈춤 걷기명상이 있는 날, 아침 출근부터
업무량을 조율하고 5시 넘기자마자 양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데도 그 차가운
기운이 오히려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그림이라고 하면 중1때 배워서 암기한
후기 인상파 고흐, 고갱, 세잔 정도가 다이고  
'인상주의'라는 것이 어느 시대의 미술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는 채, 한 번도 미술과 친한 적이 없었지만 왠지
그냥 가보고 싶은 그 마음에 신청한 인상주의
걷기명상 프로그램이었다.

걷기명상이 시작되기 전 주어진
잠깐의 그림 감상 시간! 입구에 설명되어 있는
'인상주의' 관련 글을 잘 읽고 한 섹션의 그림을 보는데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잘 그려진 유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였다.

곧이어 다함께 모여 고도원님의 인사로 시작된
약 50분간의 걷기명상! 스페인 산티아고여행때 경험해본
걷기명상이라서 낯설지 않았고, 한마디 말도 하지 않으면서
전시실에 전시된 그림을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누구의 설명도 없이 오직 그림이 나에게 주는 속삭임에만
귀를 기울였다. 간혹 가다가 익숙한 징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그 앞의 그림을 더욱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그림을 보면서 문득 그려진 풍경 그림들이
왠지 낯설지가 않음을 느꼈다. 왜 그럴까? 나는 그림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왜 그림이 눈에 잘 들어올까?  갑자기
미술에 대한, 그림에 대한 눈이 트인걸까? 아니었다.
대부분의 풍경 그림은 4달전에 본 스페인의
풍경과 많이 닮아 있었다.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나
지붕이 붉은 기와로 색칠되어 있는 것들, 그리고
그림의 나무들이 스페인의 그것과 유사했다.특히 사감댄스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몰리나세카 도착 지점의 다리와 냇가를 보고
그대로 그린 듯한 그림과 대서양이 보이는 피스테라 언덕을
연상케하는 그림은 나를 어느새 바람부는 그 곳으로
데려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몇 번의 징소리와 그리고 잠깐의 멈춤,
미술 전시실이 전반적으로 어두워서인지 나의 머리는
다른 모든 생각을 몰아내고 오직 그림만 쳐다보게 했고,
오롯이 깊숙한 명상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50분의 길지 않은, 오히려 짧게 느껴진
걷기명상이 끝났고, 로비에는 사진으로 보고 글로만 보던
옹달샘의 사람 살리는 밥상과 같은 간단한 간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샌드위치와 송편처럼 생긴 작은 주먹밥, 그리고 건조한 야채와
과일, 맛있게 구운 수제 쿠기가 준비되어 있어 나의 입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처음 맛본 음식들이었지만 정말로
맛있었고,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것 같아 준비한
이의 마음과 손길을 혀 끝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맛도 있고 특별했던 간식을 다 먹고
인상파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곳에 한명씩
바닥에 앉았고 앞에는 아름다운 뮤지션 3명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잘 아는 악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클래식 음악 3곡은
귀를 통해서 소음으로 지친 우리의 고막을 위로해주며
몸속으로 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음을 치고 나가는 바이올린과
그 뒤를 소리없이 따라가는 비올라,  
그 뒤를 중저음으로 받쳐주는 첼로 소리는 너무나도
감미롭고 포근했다. 그동안 조금씩은 들어봤던 익숙한 음악을
감상하며 피곤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음악을 더 즐기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고 그 소리에 맞추어서 어깨를 흔들었다. 2달전
옹달샘에서 배운 춤명상의 경험을 살려 명상으로 마음이 먼저
풀리니, 음악에 나의 몸을 자연스럽게 맡길수 있었다.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음악 치유의 시간이 끝나고 이어진 고도원님의 미니 특강.
마이크를 잡으시면 청중들의 이목을 이끌어 내는 흡인력으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으로 둘러싸인 우리를 집중하게 했다.

아래는 짧은 단문과 메세지로 정리해본
고도원님의 미니특강 내용이다.

----------------------------------
우리 아이들이 '명작'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나의 빛깔을 찾을 수 있다.

예술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기억을 남기는 사람, 본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절대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통해
견디어 낸 흔적들을 글이나 음악과 미술로 표현하게 된다.

인상주의는 사람들의 관점을 바꾼 사조이다.  
사람, 종교에서 '자연'으로 이동했으며, 실사주의를 벗어 버리고
풍경을 선택, 이미지화했다.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것을 내려놓고
색과 빛과 점으로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영웅,
왕, 성자등을 그리는 틀을 버리고 자연, 풍경, 빛으로
이동하며 과감히 '틀'을 깼다.

글도 틀이고 우리의 삶도 틀이다.
언젠가는 그 틀을 벗어 버려야 한다.
낡은 삶의 틀을 깨야 한다.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우리가 하는 일이
예술이 되어야 하고 그림이 되어야 한다.

오늘의 걷기명상을 통해서 우리는
"잠깐멈춤"을 가져야 한다. 그것으로 인해
고요와 평화가 있는 쉼(쉴 휴,休)이 있어야 한다.

우리 내부의 에너지가 다 고갈되어 멈추기 전에
잠깐 멈추어야 한다. 멈추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멈추고 난 다음에 우리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실내에서 실외로 나가고 큰 캔버스에서
갖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캔버스로 바꾼 것처럼
삶이라는 그림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현대인들은 자신들이 '번아웃'되는 곳을 잘 모른다.
몸인지, 마음인지, 실내인지, 실외인지, 관계인지, 일인지...
온통 버물려 있다. 우리는 명상할 수 있는 중립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그 곳에서 '걷기'를 해야 한다. 머리에
있는 것을 어깨로 내리고, 어깨에 있는 것을 가슴으로
내리고 가슴에 있는 것을 다리로, 다리에 있는 것을
발바닥을 통해 털어내야 한다.

이동함으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방향,
좋은 에너지로 바꿔야 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중세시대의
미술에서 풍경으로 빛으로 방향을 바꾸게 됨으로 그 미술 자체가
영원히 클래식으로 남은 것처럼 우리의 삶 자체가
클래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림은 영혼을 씻어내는 선물이어야 한다 " 르느와르
------------------------------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마이클 호페의 'Prayer'입니다.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예술의전당 인상주의展 걷기명상 사진모음
'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 주문하기

 이 편지를 좋은사람에게 전해주세요.

'고도원의 아침편지' 추천하기

메일

오늘편지 공유하기

메일 페이스북 추천하기 카카오톡 추천하기 카카오스토리 추천하기 라인 추천하기 밴드 추천하기
2016년 2월 19일 보낸 편지입니다. 출력하기 글자확대
댓글입력
  소셜 계정으로도 느낌한마디를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