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20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넘치지 않는 그릇


"적당히 채워라.
어떤 그릇에 물을 채우려 할 때
지나치게 채우고자 하면
곧 넘치고 말 것이다.
모든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 최인호의 《상도(商道) 4》 중에서 -



* 소설 속의 계영배(戒盈盃) 술잔을
설명하는 한 대목입니다. 이 계영배는
술잔의 7부까지만 채워야 됩니다. 그 이상을
부으면 이미 부은 술마저도 사라져 없어져 버리는
신비로운 그릇입니다. 돈도 지위도, 명예도 사랑도
그릇의 7부까지만 채우고 그 이상은 절제하거나
양보하는 삶의 태도, 바로 거기에 참된
행복과 성공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 산토리니 섬을 흔들어 놓은 마라톤 대회(사진 모음 4) ---

아테네에서 큰 배로 7~8시간 거리에
"산토리니"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4,500년전에 이미 3~5층 건물과 채색화, 수세식 변소 등
고도의 문명을 누렸던 곳이었으나 인근의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멸망한 섬입니다. 그러나 천혜의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 섬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섬에서도 미니 마라톤 대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저희도 미처 예상치 못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우리끼리만하는 마라톤이
아니라, 섬 주민들이 몰려나와 함께 춤추며 어울리는
한바탕 큰 잔치가 벌어졌던 것입니다.

“산토리니 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한글 플래카드가 거리에 나붙고, 붉은 색 유니폼의
밴드가 나와 축하 연주를 해주었는가 하면, 저희들의
마라톤 행렬 선두에는 경찰 사이드카가, 중간에는
물을 건네주는 봉사대원이, 후미에는 앰블런스가
뒤따르는 바람에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그럴싸한 마라톤 대회가 되었습니다.

골인 지점에는 더 많은 주민들이 나와
환호와 웃음과 박수를 마구 보내주었습니다.
저희들이 다 도착하자 주민 대표가 월계수 나무 등
여러 선물을 전달했고 30여명의 소년, 소녀들이
민속춤을 추며 흥을 돋구었습니다.

1,2,3등 시상대까지 만들어
금, 은, 동메달을 걸어주는 바람에
저희들이 하는 여행지에서의 마라톤이
산토리니섬의 크나 큰 행사가 되어버렸고,
저희들은 졸지에 민간 외교관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산토리니 주민들에게나,
저희들에게나 오래오래 기억될,
어쩌면 이곳 산토리니에 새로운 전설이
만들어질지도 모를 역사적이고도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이날 찍은 사진들이
아래 첨부문서에 올려져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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