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2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당신이 만진 손


당신이 만진 제 손을 들여다봅니다.
당신 뺨에 닿았던 손바닥을 들여다봅니다.
당신과 함께 몇 년을 걸었던 제 손금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어느 손금의 갈림길에서 당신이 엇갈려 가버렸는지
깊이깊이 들여다봅니다.
손금 속으로 눈물강이 흐릅니다.



- 김하인의 《눈꽃편지》중에서 -



* 참으로 오묘한 것이 손입니다.
당신의 손이 닿으면 내 몸도 금방 따뜻해집니다.
사랑이 담긴 당신의 손길에 내 영혼은 불꽃처럼 살아납니다.
당신과 엇갈려 당신의 손이 내 몸에서 멀어진 순간부터
내 영혼도 마른 나무처럼 시들어버리고 아픈 추억과
회한의 눈물만 강처럼 흐릅니다.




--- 마지막 고비? ---

더러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엊그제 어느 조간신문 정치면에
"비례대표 대어 낚아라” 라는 큰 제목에
"열린 우리당, 새인물 영입 주력
고도원씨, 유명 CEO등 접촉나서"라는
작은 제목이 달린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새 인물을 찾아라" 막바지에 이른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선정작업에 '긴급 명령'이 떨어졌다. 당 지도부는
16일 저녁 실무자들에게 "시간은 충분하다"며 "참신한
전문가를 좀더 골라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역풍'으로 당 지지율이 치솟자 여유가 생긴 셈이다.
당이 잘 나가고 있는 만큼 '대어급' 인사 영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영입 대상으로,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인사가 된 고도원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과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선정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4개 전문 분과별로 유력 후보군 30명을 추려냈으나 세부심사는
미루기로 했다. 외부인사가 영입되면 재선정 절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선정위원은 "당 지도부가
거물급 외부인사를 몇 명 접촉하고 있다"며 "이들이
들어오면 후보군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뒷 글 생략. 전체 기사는 아래 첨부문서 참고바람)

이 기사를 보고 "미리 축하한다"는 인사부터
"구경만 할 것인가, 적극 참여하여 더 큰 일을 하라",
" 국회에도 마음의 비타민이 필요하니 그 역할을 하라"는
격려의 주문이 있는가 하면"진흙탕에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래도 안 나가실 줄 믿는다"," 맑고 청정한
옹달샘으로 남아달라" 는 반대의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대로 저는 지난 1월 26일 불출마 결심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비록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으나
신문지상의 수면 아래에서는 정치권의 여러가지 제안이 있었고,
그때마다 이를 정중하게 거부해오다가 더 이상의 언급이
없도록 울타리를 치고 ,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부득이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입니다.

정당에서 요구하는 비례대표 신청 마감도
이미 지난달에 모두 끝나, 모든 것은 완전히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하고 안도하고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탄핵정국의 폭풍과
함께 정당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오면서, 앞에 소개한 신문
기사 내용처럼 또다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그러한
새 흐름이 저에게도 무관한 일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 지난 줄,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정치권 바람이 해일처럼 다시 밀려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 마음은 아직도 흔들림이 없습니다만 지금 상황은
마치 나무는 꿈쩍도 하지 않으려 하는데 바람이 자꾸 불어와
가지를 마구 흔드는 형국입니다. 거부하고 넘어가고 어렵게
다 지나간 일인데도 자꾸 이렇게 뜻밖의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무엇인가 또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닌가,
무엇이 더 큰 의미를 갖는 일이며 대의인지,
다시 한번 고심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2001년 8월1일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아침편지를 시작했고, 그 때문에 처음에 많은 의혹의
눈길이 있었고, 몇 차례의 고비도 있었고, 그리고 그때마다
제가 어떻게 대응하며 여기까지 왔는지 초기 가족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제가 처한 상황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리고 함께 헤쳐 나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고
그 결과 아침편지가 순수함을 유지하고, 맑은 공간
그대로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오늘 다시 한번  제가 처한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110만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솔직하고 진솔하게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며칠 전 아침편지에 <사랑의 동그라미>라는
글을 보내드린 바 있습니다. 처음 한 점에서 시작하여
그 점에서 가장 먼 곳까지 둥글게 그려가다가 다시 되돌아와
시작점에서 다시 만남으로써 아름다운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듯이,
간혹 저의 이런 말씀들이 아침편지 가족분들이 느끼시기에
너무 멀리 빗나가는 것은 아닌가, 너무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만, 그러나 그 우려와 걱정들이
궁극적으로는 더 크고 아름다운 원을 완성시키기 위한
어려운 한 걸음, 한 걸음이라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마지막 고비로 여겨지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지,  가까운 친구의
한 사람으로, 또는 한 가족 중에 생긴 일로 여겨
함께 고심해주시고 의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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