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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우연히 어느 TV 에서 방영된 '오로빌 마을' 특집을 시청한 적이 있었다.
그 특별한 마을에 대한 얘기가 너무도 깊은 인상에 남아 한동안 마음에 담아두게 되었다.
그 얼마뒤 아침지기가 되어 고도원님을 만나게 되었고, '깊은산속 옹달샘'의 꿈 이야기를
처음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 제일 처음 떠오른 것이 바로 '아! 오로빌!'이었다.

'깊은산속 옹달샘'의 모델 중 하나로 고도원님이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고,
나 또한 꿈에 그리던 그 '오로빌 마을'을 이렇게 직접 방문하게 됐을 때의 설레임이란...

오로빌은 신화의 땅이었다.
1968년, 지금으로부터 37년전 보리수 나무 한 그루만 달랑 서 있었던
척박하고도 황량했던 벌판... 이 곳이 변해 2005년인 지금은 200만 그루의 나무들이
숲을 이룬 풍요롭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고 있었다.

오로빌은 동시에 꿈의 땅이었다.
'마더(Mother)'라는 한 사람의 꿈이 자라나 이제는 2천명이 거주하는 마을이 되었고,
사시사철 세계 각국 수백만의 사람들이 '휴식과 명상을 위해' 찾게 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있었다.

오로빌 마을의 탄생에 대해 짧게 소개하자면,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를 정신적인 스승으로 모시고 따르던 한 프랑스 여인이
스승 오로빈도와 정신적인 동반자로서의 길을 걷다 스승이 꿈꾸던 '이상향'을 현실로
이루고자 시작한 명상의 도시이다. 스승의 이름 '오로빈도'의 '오로'와 '빌리지'의
'빌'을 합해 '오로빌'이라 이름지워졌고, 그 프랑스 여인의 이름은 '미라 알파사'였지만
오로빌 사람들은 그녀를 '마더(Mother)'라 불렀다.

그녀가 제정한 '오로빌 헌장'을 읽어보았는데 "특정한 누군가에게 속해 있지 않고,
끊임없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 과거와 미래의 교량 역할과 실제적인 인간
일치를 위해 물질적, 영적으로 끊임없이 연구를 해 나가는 곳"이라고 씌여 있었다.
오로빌의 역사와 탄생 목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오로빌을 세운 마더는 1973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떠났으나 그녀가 꾸었던 꿈이 수천명, 수만명,수백만명의 꿈이 되었고,
그 많은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려는 오로빌의 행복 프로젝트는
오늘도 새로운 정신의 실험장소로서, 국적과 종교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지금도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오로빌은 인도 동남부의 첸나이 공항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었다.
덕분에 차로 3시간 가량을 이동하면서 인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오로빌을 찾아간다는 설레임도 큰 데다 거리 풍경, 건물, 사람들, 자연의 모습 등
모든게 아름답고 또 새로워서 피곤했음에도 도저히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눈을 감을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를 태운 인도 운전자의 운전 솜씨가
무척이나 터프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탁해도, 습관 때문인지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상당히 거칠고 위험하게 차를 몰았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공포 반, 스릴 반으로
달려가면서도 머리 속은 온통 '오로빌 마을'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했다.

에어컨이 없는 차로 3시간을 달리는 동안, 덥다 못해 습하디 습한 날씨 때문에
온 몸이 꿀을 발라놓은 듯 끈적였다. 그러나 오로빌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을이 수많은 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산속에 들어선 기분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우리를 맞이하고, 안내해 준 사람은 이곳 오로빌 마을에서
벌써 20년째 살고 있다는 한국인 이현숙님이었다. 일찍부터 남다른 인생 역정 속에
'꿈과 희망의 땅'를 찾았던 그녀는 젊은 시절 이곳에 들어왔고 프랑스 사람과
결혼하여 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있었다. 2천명 오로빌 상주 거주민중
몇 안되는 '오로빌 토박이'인 셈인데 그래서인지 오로빌을
자신의 고향을 얘기하듯 소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베리떼(Verite)' 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공동체 마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을 답사가 시작됐다. '베리떼'는 '진실'이란 뜻으로, 개인적으로는
오로빌 마을을 둘러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고즈넉하면서도
특색있는 건물들이 자연의 품에 안긴 듯 조용하고 편안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었다. 나무가 많아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서 그랬는지 들어서는
순간부터 낯설지 않았고,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마을 중앙에는 '명상의 집'이 있어 언제든 명상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마침 서양인 몇 사람이 조용히 둘러앉아 깊은 명상을 하고 있었다.
명상을 마치고 일어서 나오는 그들의 얼굴에서 맑고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 답사팀도 명상의 집에 들어가 잠시 명상을 해보았다.
시간이 멎은 듯,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오는 듯 했다.

첫날 점심은 '공동식당'이라는 곳에서 먹게 되었는데, 이 '공동식당'이라는
시스템이 재미있었다. 대부분의 오로빌 사람들은 여러가지 '효율성' 때문에
거의가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한다고 한다. 우선 서로 각자가 맡은 일터에서
저마다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따로 자기 집에서 밥지을 시간이 없고,
서로 얼굴 볼 시간이 없던 사람들도 이 공동식당 덕분에
반갑게 만나 인사도 하고 소식도 전하며 산다고 했다.

우리도 이곳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오로빌에서 거주하고 계신 몇 분의 한국분들이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이곳에서도 아침편지를 받아보고 있는 이영희님과의 만남이었다.
아침편지 가족 이영희님은 인도에 와서 아침편지를 받아보니 그 감동이 훨씬
배가 되어 느껴졌다며, 고도원님과의 우연한 만남에 너무너무 즐거워했다.

'깊은산속 옹달샘'꿈의 한 모형이자
내 마음을 오래토록 설레이게 했던 이상의 장소.
내가 돌아본 오로빌 마을은 명상 도시답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려져
향기로운 냄새와 상서로운 공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숲 동네였고,
여러 사람의 꿈이 모여 일군 기적의 땅이였다.

(기대했던 만큼, 아니 실제로 보니 그 이상의 것을 나에게 안겨 준
오로빌 마을 얘기는 내일로 이어진다.)

 

글,사진/ 아침지기 윤나라 실장
오로빌 가는 길 오로빌 공동체 마을 게스트 하우스

게스트 하우스 정문. 오로빌 마을에서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숙소이다.


나무와 어우러진 집. 오로빌 마을은 어느 곳이나
자연과 친숙한 형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연못 위로 식당을 지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돌로 만든 다리가 튼튼하면서도 정겹다.


연못을 바라보며...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바라본 창 밖의 풍경이 싱그럽다.


산책길. 건물을 짓다 남은 폐자재로 바닥을 깔아 놓았다. 폐품 활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이지만, 이리저리 꿰어 맞춰놓은 모양새가
마치 모자이크 작품처럼 보인다.


게스트 하우스도 태양광 에너지로 자가 발전을 하고 있었다.


옥상에서 바라본 정원. 오쇼 명상센터에서 구입한 흰색 명상복을 입고
연꽃이 핀 연못 주변을 산책중인 최삼영소장.


어딜 앉든, 어딜 보든 평화로워보인다. 이곳에서 며칠
묵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것 같다.


어떤 건물에 들어가 봐도, 문만 열면 나무와 바람과 새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게스트 하우스 옆 집. 오로빌 사람 중에는 건축가들이 많다고 한다.
자신의 집을 직접 만들어 살고 있는데, 모두가 예술성이 뛰어났다.
같은 모양의 집은 마을 안에 하나도 없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가 머물렀던 방. 이 곳 게스트 하우스에는 세계의
많은 귀빈들이 묵고 갔다고 한다. 이 방에서 고도원님 부부가 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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