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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도원의 아침편지문화재단 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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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5
뉴스메이커 7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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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
세계 곳곳 배달하렵니다” …1억 명 네티즌 목표로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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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의 웃음은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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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문화재단을 만들고 싶다” “명상센터를 설립할 것이다”라는 ‘꿈’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을 듣고 기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쉬운 일이 아닐 텐데…”라고 우려했다. 당시 그는 기자에게
‘꿈’이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3년이 지난 후, 그와 다시 마주 앉았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꿈’은 ‘현실’이 되어 있다. 지난
4월 29일 ‘아침편지문화재단’은 3주년을 맞았고, 20명의 직원이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명상센터는 충북 충주시 노은면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 얼마 전 명상센터 건립을 위한 첫삽을 뜨는
행사가 열렸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보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그의 웃음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면서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주인공 고도원이다.
매달 1만4000명 서포터즈 후원금
“내가 생각해도 꿈만 같은 일이다. 재단을 만들고, 명상센터를 만드는 과정은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것처럼
착착 진행됐다. 어려운 고비가 생길 때마다 일이 잘 풀리더라.”
이렇게 편안하게 이야기하지만 초기에는 많은 편견과 오해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어쩌면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의 경력 때문이다. 1998년부터 5년간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1급)으로 일했고,
‘고도원의 아침편지’덕에 전국구 스타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청와대에 남아달라는 요청도
뿌리
치고, 정치권의 수많은 유혹도 거절했다. 정치보다 아침편지를 받는 100만 명 이상의 독자가 더 소중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나온 후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비영리법인으로 만들었고, 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기금 5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구기동에 있는 빌라를 기증했다. 아침편지 독자들도 십시일반 기금을 기부하면서
어느새 5억 원이 모였다.
문화재단 사무실을 합정동에 있는 금악빌딩에 마련했다. 접근성이 떨어져 있던 건물은 문화재단 사무실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문화예술인들부터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까지 다양한 사람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문화재단은
아침편지와 함께 다양한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현재 아침편지를 받는 독자는 180여만 명으로 늘어나 있다.
“아침편지를 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영어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1억 명의 네티즌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더라. 바로 되는 것은 아니고,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문화재단 사업을 펼치려면 재정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고도원은 ‘드림 서포터즈’를 모집했고, 매달 1만4000여
명의 서포터즈가 후원금을 내고 있다. 그리고 ‘꽃피는 아침마을’이라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이익도 문화재단의
동력이 되고 있다. 쇼핑몰에는 2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는데, 문화상품이나 식품, 의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건물 지하에는 문화재단 아트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정기적인 음악회나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어 드림 서포터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무료로 운영하는 북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형편이 어려운 아침편지 독자에게 2개월에 1채씩 집을 지어주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얼마 전 문경에 사랑의
집 1호가 탄생했다. 여기에는 드림 서포터즈와 자원봉사자의 힘이 있었다.
“문경 샛별이네 집이 1호인데, 76세의 노모와 부모, 그리고 7남매가 동네에서 빌려준 컨테이너 방 한칸에서 사는
어려운 가족이었다. 사랑의 집 2호는 천안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아침편지 가족을 위해 만들 예정이다.”
“청와대 남아달라” 요청 뿌리쳐
고도원과 문화재단 가족을 흥분시키는 일은 60만 평에 이르는 명상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 건립이다. 문화재단에서
7만 평의 부지를 구입했고, 충주시에서 53만 평을 명상센터와 어울리는 부지로 조성해줄 예정이다. 이곳에는 숲속
마라톤 코스가 생기고 마사지센터, 한방클리닉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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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문화재단이 조성하고 있는 야외공원은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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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상센터를 완성하려면 8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고도원은 여러 곳에서 후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심지어 “고작 800억 원입니까?”라고 말하는 기업인도 있었지만 웃어 넘겼다. 도와주겠다고 찾아
오는 사람 중에는 ‘사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고도원은 기업인의 후원 대신 ‘1평의 기적 건축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300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능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명상센터 건립에 참여하는 것이다. 후원금으로 명상센터를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기간은 약 25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20억~30억 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상센터는 궁극적으로 마음치료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 여러 시설이 들어서는데, 돈 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 되길 바란다. 내년에는 천막부터 치고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부터 시작할 것이다. 25년이면 내가 완성된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완성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연세대학교 대학신문 ‘연세춘추’를 만들다 필화사건을 겪고 제적당해 시작한 것이 웨딩드레스 가게 ‘행복한 문’이었다.
취직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의 꿈은 글을 쓰는 것이었고, 나날이 고통 속에서 지냈다.
그를 어둠 속에서 꺼내 준 것은 대학시절 만난 웃음 많은 아내였다. “내가 돈을 벌 테니까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면서
아내는 남편 대신 고깃집을 열어 가정을 지켜냈다.
고도원은 ‘뿌리깊은 나무’를 거쳐 ‘중앙일보’에서 잘 나가는 기자였다. 정치부장까지 맡으면서 그의 앞길은 편집국장과
주필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꿈이 있었다. ‘대통령 연설문을 쓰는 일’이었다. 대통령 연설담당관
제의를 받았고, 5년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그리고 청와대를 나와 문화재단 설립과 명상센터 건립을 꿈꿨다.
그 꿈은 현실로 이뤄졌다.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행복한 남자 고도원. 대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꿈 너머 꿈’이 비결이다. 꿈이 있으면 행복해지고, 꿈 너머 꿈이 있으면 위대해진다. 꿈을 갖되 그 꿈을 이룬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꿈을 이루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꿈을 이뤘을
때
그 꿈을 징검다리 삼아 무엇을 할 것인가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다. 문화재단의 드림 서포터즈가 그런 분들이다.”
<글·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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