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10월 27일자 1면기사] “두 밤만 자면 새집으로 이사 가요”
여수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돌산읍 평사리 한 야산 자락의 비닐천막집에 살고 있는 성민(평사분교 6년·13)이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지난 8월 말 주위의 도움으로 새 집 짓기가 시작된 후 성민이는 입주하는 이달 29일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이번 주말과 일요일만 보내면, 월요일에는 꿈에도 그리던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다.

성민이는 허리 디스크로 일을 못하는 아버지(지경남·55),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어머니(이금자·42), 여동생 은지(7)와 함께 지난 1년 동안 야산에 지어진 무허가 비닐천막에서 살았다. 3년 전 폐가를 전전했던 성민이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여천NCC(주) 자원봉사 동아리 ‘한사랑회’가 나서서 지난 해에 지어준 보금자리였다.

성민이네는 이젠 이틀만 지나면 아무 때나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고, 수세식 좌변기가 딸린 새 집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성민이는 26일 오전 새 집이 보고도 싶고 궁금하기도 해, 동생과 함께 아직 청소도 덜 된 새 집의 이 곳 저 곳을 둘러봤다. 아버지가 사용할 수세식 좌변기가 설치된 화장실 물도 내려보고, 공부방 전등도 켜봤다.

성민이네 집은 ‘아침편지 문화재단’과 ‘노블하우스’(종합건축설계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랑의 집짓기 3호 행사로 지어졌다. 지난 8월 28일 열린 착공식에는 성민이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2천만원을 기탁한 여수 은현교회 목사와 신도, 여천NCC(주) 자원봉사 동아리 ‘한사랑회’, 이웃 주민, 사랑의 집짓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착공식 날 성민이네 가족은 나란히 서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가족 대표로 인사를 하던 성민이 엄마는 “몸이 아픈 성민이 아빠가 편하게 쉴 수 있는 방이 생기게 돼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다는 말 밖엔…” 이라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 순간 만감이 교차한 듯 성민이 아빠도 몸을 돌려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함께 울고 있던 은지는 내 방이 생긴다는 기쁨 탓인지 금세 밝게 웃으며 귀여운 모습으로 “사람들 많이 오셔서 너무 좋아요. 좋은 집 지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침편지 문화재단과 노블하우스는 지난 4월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사랑의 집짓기’ 대상을 선정하고 있으며 사랑의 집 1호는 문경, 2호 천안, 3호는 여수 성민이네 집이다.

/채희종기자 chae@kwangju.co.kr
/여수=박양규기자 y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