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쓰는 아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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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애

유재석 2006-09-18 11:06:34 | 조회 : 1,327

가을이 완연한 들판을 가로질러 아침을 여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영산강이 간밤의 장대비에 씻기어 누런 속살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무성하게 성근 들풀은 종류마다 한쪽으로 가르마를 탔다. 합수머리에 거꾸로 선 강물은 황금빛 적삼을 걸치고 가을의 주인공이 된다. 가을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드러나고야 마는 튼실한 노출의 향연이다. 누구나 부러워 침을 흘리고 마는 위대한 몸짱이다.
엉거주춤 산자락에 나도 밤나무 한그루가 결실을 시위중이다. 가시 돋친 껍데기 안에 아무리 깊이 고개를 밀어 넣어도 쥐똥만한 밤알 두개가 전부다.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선혈 낭자함이 수줍다. 뒤돌아 오는 길에 스스로가 저 얄궂은 밤송이가 아닌지 자위한다. 내안의 참됨 보다는 화려한 걷 포장에 수사를 늘어 놓치는 않는가. 아니면 상대의 외모에 그의 내모를 착각하지는 않는가. 걷히고 속 검은 이 내가 아니 되길 저 자연을 통하여 배우고 간다.
가을은, 자연은 생각하는 자의 책이다. 숨김없이 드러내 목 놓아 부르는 진실로 눈물겨운 노래다. 배가 통통한 낮달을 베고 누워 눈감으면 낟알은 깨알 같은 고소한 글씨요  노래하는 바람이다. 오늘 내가 그 속에 속하여 행복하다.

- 의 《》 중에서 -

지금 가을 여행중 입니다.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지길 바래 봅니다. 그래서 또 한권의 책을 만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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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석님 지난번처럼 따뜻한 방으로 님의 글을 옮겨놓았습니다...
    2006-09-19 06:26:51 75.38.7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