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요.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펼쳐 보이면서 한 말이다.
K. 크리팔라니가 엮은 <간디 어록>을 읽다가
이 구절을 보고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의 내 분수로는 그렇다.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 법정(法頂)의《무소유》중에서 -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이루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나 그 때문에 더 큰 것을 잃거나 낙마(落馬)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10억 인도 인구를 하나로
움직인 간디의 힘이 과연 어디에서 연유했는지를 생각하면,
<무소유>의 법정스님마저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고백하는 것을 듣노라면, 우리 역시 없어도 좋은 것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