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다시 피는 꽃> 중에서-
*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습니다. 친구속에 있는데 친구가
없습니다. 사랑은 흔한데 사랑이 없습니다. 마음이 열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와닿지 않으면 손을 잡아도, 가슴을
안아도, 몸을 섞어도 따뜻해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 사진 석장을 아래 <첨부문서>에 올렸습니다 ------
하나는 작년 한 마라톤 대회에서 10Km 완주 후 골인하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마라톤 뒤 <청마동>(청와대 마라톤
동아리, 제가 그 회장입니다) 일부 식구들과 함께 제 아내의
식당(옹기촌, 419-8583)앞에서 찍은 것으로, 뒷줄 가운데
곤색 츄리닝을 입은 사람이고, 또 하나는 5년전 중앙일보
기자였던 시절에 <주부생활>에 실렸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