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2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사랑하는 딸아! 사랑하는 딸아!
아빠는 그동안 은근히 걱정을 하였단다.
네 나이 벌써 스물여덟인데 결혼은 언제 하려는가 하고 말이다.
좀더 기다려보아도 남자친구를 데려오지 않는다면
중매쟁이를 들여야 하나 했었는데, 어느 날 네가 보란 듯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더구나.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아빠 엄마도 낯선 사람들끼리 만나
30여년을 살아오는 동안 나름대로 곡절도 많았구나.
부부로 만나 함께 산다는 것이 원래 어려운 일이더구나.
아빠 엄마는 몰랐단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조금만 더 서로를 위했더라면 더욱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말이다.

- 최해걸의《애정만세 결혼만만세》중에서-

* 결혼은 사람의 연분이기도 하지만
하늘이 주신 은총이자 섭리이기도 합니다.
서로의 좋은 점에 이끌려 결혼에 이르렀으나
이제부터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완성해 가야 합니다.
사랑과 존경, 결혼의 핵심입니다. 나이들고 늙어갈수록
더욱 사랑하고 더욱 존경하는 관계가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 출발점이 바로 결혼입니다.
- 딸을 시집보내며 -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젊은 시절, 저에게도 절망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대학신문(연세춘추) 편집국장을 거쳐 긴급조치 9호로 제적,
구치소, 강제징집, 3년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왔으나
갈 곳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임시직'으로도
받아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으니까요.

절망의 깜깜한 시간들과 한동안 씨름하다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우선 결혼부터 했습니다.
서울 아현동 고개 맨 꼭대기 허름한 전세집에 전기밥솥 하나로
새 살림집을 차려놓고, 호구지책으로 웨딩드레스 가게를 열어
빵떡 모자를 눌러쓰고 웨딩드레스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행복의 문'이란 간판을 걸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 '행복의 문'과 산 꼭대기 전세집을 오르내리던 아내는
너무 힘들었던지 두 차례의 유산을 경험했고, 그런 가운데에도
핏덩이 하나가 살아나왔습니다. 그 딸아이가 '새나'입니다.
'(살아서) 새로 나왔다'는 뜻의 이름입니다.

새나를 얻고 저도 다시 태어났습니다.
깜깜한 절망의 시간이 희망의 시간으로 바뀌었고
기쁨이 뭔지, 행복이 뭔지, 사람이 왜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며, '아버지 됨'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랑하는 딸 새나가 어느덧 장성하여 연애를 하더니
이번 주말에 시집을 갑니다. 신랑 오원교군은 한의사로, 저로서는
장차 '깊은산속 옹달샘'에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원군을 얻은 셈입니다.
  
비록 저 한 개인 가족에 속한 첫 대사이긴 합니다만
지난 4년여 동안 아침편지를 써온 사람으로서, '마음의 가족'이신
아침편지 가족께도 예를 갖추어 알리는 것이 예의이자 도리라 여겨,
망설임 끝에 이렇게 알려드리고, 오늘중으로 청첩장도 정중히
보내드릴 생각입니다. (화환이나 축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사랑과 축복의 마음으로 많이 축하해 주시고
혹 발걸음이 되시면 오셔서 많이 축하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주 토요일(17일) 오후 4시, 장소는 서울 한신교회(02-594-4141),
약도는 아래 <약도보기> 버튼에 올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아래 '축하메시지'에 축하의 말씀을 남겨 주시면
이를 책자로 만들어 신랑신부가 평생 간직할 기념물로 전해 줄 생각입니다.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좋은 덕담 한마디씩 남겨 주시길 바랍니다.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이루마 (Yiruma)의 'Love Me'입니다.
새 출발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드리는 사랑의 곡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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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2일 보낸 편지입니다. 출력하기 글자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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