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24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한결같은 사람

엄마는 그이를 "사람이 한결같더라"라고 평했다.
나는 엄마의 그런 평이 적절하다고 생각했고
마음에도 들었다.

지섭하고는 달랐다.
대화가 끊기는 적도 거의 없었지만
잠시라도 끊기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지섭이는 그가 말 안 하는 동안
나도 말 안 하는 걸 참지 못했지만,
만일 삼 분 만 참아준대도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를 말해야만 했다.
그게 싫어서라도 끊임없이 지껄여야 했다.



- 박완서의《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중에서 -



*한결같은 사람!  최고의 찬사입니다. 친구로부터,
직장 상사와 부하로부터, 친지와 이웃으로부터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는 사람이라면 더 볼 것이 없습니다.
(작가가 결혼한 상대도 지섭이 아닌, "한결같은 그이"였습니다)


-------〈조금 무거운 말씀〉---------------
꽤 오래동안 혼자서 끙끙대며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도리없이, 조금 무겁게 느끼실지도 모를
현실적인 걱정거리를 솔직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얼마전, 아침편지 발송과 기술을  맡고 있는
관계 회사로부터 두 장의 청구서를 받았습니다.
하나는, 그동안 미처 지불하지 못해 쌓인
미수금(1천2백39만7천원) 청구서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시스템 보완등 추가 금액(70만원) 청구서였습니다.

이 달말로 제가 이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만 2년,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한 지는 9개월이 됩니다.
그동안 혼자서 열심히 자전거 패달을 밟아 용케
넘어지지 않고 여기까지는 잘 달려왔습니다.

그동안 적잖은 아침편지 가족들이 저의 재정적 부담을
걱정하면서 저의 은행구좌 번호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해주셨습니다만, 견딜 때까지 견디자는 마음으로
그 고마운 분들께 단 한번도 답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솔직히 조금 무겁습니다.
마음 속의 걱정도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의 일이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침편지 식구들이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으면 틀림없이 길은 있으리라 믿습니다.

유료화(돈을 내면 아침편지를 받고, 안 내면 못받는 식의
일률적인 유료화는 절대 시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를
하지 않으면서, 각자 큰 부담없이,  아침편지의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함께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좋은 의견이나 아이디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이제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시작은 저 혼자 했으나 이제는 어느덧 17만 가족의 것이
되어 있습니다. 자전거 패달을 함께 밟아주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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