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냥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싫었다. 일단, 방랑벽이 도질 때마다
충동적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좋았다.
어디론가 향하는 가운데 붕 떠서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 좋았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 공부할 때는
책 읽는, 글 쓰는 속도가 달라졌다.
수북하게 쌓인 책 더미 속에서
혼자 있는 독신의 행복과 기쁨이 컸다.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는 게 좋았다.
욕심이나 사심 없이 세상을, 사람사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독신이란 기회를
오래오래 누리고 싶었다.
- 강신주의《세계를 놀이터 삼아》중에서 -
*사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정답이 없습니다.
예술과 결혼했다는 사람도 있고,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고 한 영국 여왕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살든 행복과 기쁨을 한껏 누리며
사람답게, 프로답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