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묻은 모래가 내 눈으로
들어갔다. 영이는 제 입을 내 눈에
갖다 대고 불어주느라고 애를 썼다.
한참 그러다가 제 손가락에 묻었던 모래가
내 눈으로 더 들어갔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영이도 울었다. 둘이서 울었다.
어느 날 나는 영이보고 배가 고프면
골치가 아파진다고 그랬다.
"그래 그래"하고 영이는 반가워 하였다.
그때 같이 영이가 좋은 때는 없었다.
우정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하품을 하면 따라 하품을 하듯이
우정은 오는 것이다.
- 피천득의《수필》중에서 -
* 혼자 가는 사람은 외롭습니다.
앞서 가는 사람은 더 외롭습니다.
상처와 아픔과 흐느낌이 있습니다.
그 때 필요한 것이 친구입니다.
진정한 우정은, 같이 아파하고 같이 흐느끼는
것입니다. 친구가 혼자서 가는 길에
동반자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아래 글은, 최근에
아침편지 가족이 되신 문건호님이
십시일반 게시판에 남긴 글입니다.
원문 그대로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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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말 아름다운 일을 하시는 군요.
이름 문건호(jazz_poet@hotmail.com)
송금액 금액 10,000원 / 신용카드 결제
작성일 : 2002-12-10 오전 8:50:14
감동입니다. 편지를 받게 된지
약 3주 정도 되었습니다. 아침마다
메일을 확인하는 게 즐거운 시간이 되어
버렸네요. 이런 즐거움을 가진 이들이 이제는
오십만을 훌쩍 넘었더군요.고도원님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는군요.
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아버지께서 읽으셨던 책을 통해 30년 전의
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었다, 라고 하셨던가요.
뭐 비슷한 내용일 겁니다.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었거든요.
멋지잖아요.
내 아들이 25년 뒤에 낡은 서재에서
내가 예전에 읽었었던,- 때로는 책먼지가 쌓여
있고, 색이 바래져 있지만- 책을 들추며 젊었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끝내 주죠.
십시일반 모금에 아주 작지만 저도 조금
보탤께요. 힘내시고, 앞으로도 계속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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