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1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드립니다
오늘은 최운영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은하계 통신 저 세상에서 신호가 왔다
무수한 전파에 섞여 간헐적으로
이어져오는 단속음은 분명 이 세상의 것은 아니었다
그 뜻은 알 수 없으나
까마득히 먼 어느 별에서 보내 온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였다
더욱이 이 세상에서 신호를 받고 있을 시각에
신호를 보내는 저 세상의 존재는 이미 없다
그 신호를 몇 백 년, 몇 천 년 전에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결코 만날 수 없는
아득한 거리와 시간을 향해 보내는 신호
살아있는 존재는 어딘가를 향하여 신호를 보낸다


- 유자효의 시〈은하계 통신〉중에서 -


*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신호를 우리는 더 이상 듣지도 못하거나
들려도 이를 해독하지 못합니다. 신호를 들으려면
먼저 내 소리를 가라앉히고 조용히 귀 기울여야 하는데
바쁜 우리에겐 그럴 시간이 없고, 마음이 없습니다.
때론, 바다에 빠진 블랙박스가 보내오는 구조의
신호마저도 누구 하나 듣는 이 없이
도시의 소음 속으로 묻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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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올려주셔서
오늘 '독자가 쓰는 아침편지'에 선정되신
최운영님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의 'Hommage To Sta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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