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중국어 사진아침편지
어리석지 마라 어리석지 마라.
훌륭한 사람은 안으로는
엄하고 분명해야 하지만 밖으로는 언제나
원만하고 넉넉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만물이 탄생하고 자라게 되는
생성의 덕이 되는 것이다.


- 한용운의《채근담》중에서 -


* '슬기롭지 못하고 둔하다'
'어리석다'에 대한 국어사전의 풀이입니다.
'채근담'에서는 '안으로는 엄하고 밖으로는
원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말 한 마디,
걸음걸이 하나, 한 순간의 눈빛에서도
그 사람의 슬기로움과 둔함이
숨김없이 드러납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루벤스展' 걷기명상 사진모음 -



지난 2월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루벤스와 거장들展' 잠깐멈춤 걷기명상 모습을
조송희님의 사진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최근 들어,
이렇게 걷기명상의 공간이 확장되어가고,
아침편지 가족들의 참여도 갈수록 늘고 있어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함께 해주신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번 예술의전당
'인상주의展 걷기명상'에 참여하여
'감상문'을 적어주셨던 아침편지 가족 한창훈님께서
이번에도 '감상문'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오늘도
아래에 소개해드리니,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한창훈님, 다시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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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영감으로 만들어낸 화려한 작품]-한창훈

     "내 열정은 하늘로부터 오는 것이지
     세속적인 사색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루벤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국립중앙 박물관을 덮고 있는 금요일 밤.
멀리서 보이는 조명 불빛에 비추어진 박물관은
17세기의 귀족들의 사는 성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듯한
모습이 오늘의 걷기 명상을 살짝 보여주는 듯 하다.

1층 전시실에는 불금이라는 시간을 내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아침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건물 외관에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에 걸맞는 커다란 걸개의
그림들이 걸려 있고 전시실 앞에는 어렸을 때 본 만화 영화인
플란더스의 개에서 나오는 파트라슈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말로 어렸을 때 순수하게 빠져든
만화 영화속의 마지막 주인공인 본 그림이 여기에 있다니.
그 당시에는 아로아와 네로와 파트라슈가 나오는 만화영화인데
단지 주인공인 네로가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것외에는
아련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유치원 꼬마들도 보였으며
오늘은 결혼 기념일 33주년을 맞이해서 참석한 부부를
축하해주는 시간도 갖은 시간, 걷기명상의 맛은 전국 각지에서
오신 많은 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고 그들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낯설지 않고 그냥
말을 걸고 싶은 친근감이 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후 4개월만에 만나는
이영숙님과 조송희님과의 재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를 만나는 것이 나만의 기쁨은 아닐 것이다.
마치 이 자리는 여행을 떠나고 귀국하는 공항 라운지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도 리히텐슈타인 공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처럼 우리는 자신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목걸이를 비행기 티켓처럼 들고 있었다.

'리히텐슈타인공국'이라는 익숙치 않은 단어,
나라이름 같기도 하고 아니면 어떤 지방을 가르키는 말인지
잘 모르는 상태로 왔는데(내가 아무 생각없이 걷기 명상을 왔구나
하는 생각?) 리히텐슈타인공국이 실제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있는 나라이며 실업과 빈부격차와 빈곤이 없는 서울 면적의
약 1/4정도의 크기에서 약 3만 5천명이 살고 있으며 국방과
외교권은 스위스가 담당하고 경찰만 약 150명만 있는
귀족인 공작들이 다스리는 나라라고 한다.

이 나라에서 소장하고 있는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작품들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
정말로 우리가 살아 가면서 배워야 할것 아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이렇게 작은 나라, 왕이 다스리지 않고 공작이나
귀족들이 살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는 것, 아직도 유럽에는
모나코 공국과 시랜드공국등이 있다고 한다.

지난주의 예술의전당과는 달리 약간은 밝은 조명과
높은 천장으로 인해 그림이 집중이 잘 안될거라는 선입견으로
시작한 그림 감상. 맨처음 들어선 곳은 바로크 시대를 보여주는
귀족부인들이 사용했던 책상, 캐비넷, 그리고 여러가지 조각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늘 오기전에 '바로크시대'라는
간단한 공부만 하고 왔는데 당시를 보여주는 예술작품들은
오늘날 우리들이 이해하는 클래식하고 화려하고 흔히
말하는 귀족풍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이 시대의 모든 것은
서민들의 냄새가 없는 귀족적이며
우아하고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

2개의 전시실로 되어 있는 것 중에
첫번째 전시실인 예술의 방에는 바로크 시대의 모든 것을
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다. 귀족적인 분위기와 그 당시의 귀족들의 생활,  
얼마나 예술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엄숙한 종교적인 색채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천천히 걷는 중에 징소리에 마주친
'시칠리아 여인' 그림.  정말로 그림속에 여인은 고해상도의
화면속에 영상보다 더 살아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 아름다움과
묘한 분위기로 인해 그림에서 눈을 뗄수 없을 정도의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두번째 전시실에는 플랑드르의 군주들의 화가,
화가들의 군주라고 불리었던 타고난 천재성을 마음껏 그림을 그린
루벤스와 그 시대의 화가들의 그림이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처음에
마주친 그림은 커다란 성의 중앙 홀에 많은 그림이 벽 4면을 다 걸려
있고 홀 중앙에서는 여러명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그림 속에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는 그림 그 하나가 그 당시에 얼마나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많은 이들이 화가들의
그림을 소중히 여겼을건지를 짐작케 하는
그림이었다.

그 당시에는 귀족은 물론이고 서민들도 화가들의
그림을 사서 집에 걸어두었다고 하니 아마도 웬만한 화가들이라면
바로크 시대에 태어났으면 무척 행복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 참에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나도 집에 걸어두는 취미나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걸려 있는 그림의 크기가 인상주의 걷기명상의
그림과는 비교될수 없었다. 물론 야외에서 그리는 풍경화와는
비교될 수 없겠지만 그림을 혼자서는 그리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잘 그리는 대상을 그리는 방법으로 자기의 전문 분야를 맡아서 분업
형태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맨 마지막에는 루벤스 같은 화가가
마무리를 했다고 한다. 각 그림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신화속의 인물, 그리고 성경속의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루벤스의 신앙심과 해박한 성경지식으로 다윗과 골리앗,
예수그리스도의 탄생과 십자가의 고난, 세례요한 그리고 솔로몬의
현명한 재판으로 불리는 두 여자사이에서 한 아이의 진짜 엄마를
판결하는 장면 등. 아이를 반으로 나누어 달라고 하는 여인의
뒷모습에는 마귀로 보이는 듯한 인물이 아이를 네것도
저여자 것도 아니게 반으로 나누어 달라고 왕에게
요청하라고 속삭이는 듯한 생생한 모습이 보인다.

그런 그림들의 장면이 실제로 인물들이 살아있는 듯하여
말을 걸어오는 듯 하다. 예수그리스도의 고난을 그린 그림중에
마리아가 예수님의 시신을 관에 넣는 장면이 그려진 '애도'라는
그림에서는 마리아가 흘리는 눈물이 살아서 계속 흘러내려 그 슬픔이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그 그림 반대편에는 죄악과 죽음에
승리한 그리스도를 그린 그림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젊은 예수님의 모습이 준수한 아이들의 모습처럼 그려져 있다.

전시실을 나가는 마지막에는 '전리품'이란 그림이 걸려 있는데
그림의 크기가 웬만한 벽정도의 크기다. 거기에는 많은 금과 은 보석과
돈들이 걸려져 있고 전쟁에서 벤 적장의 목들도 그려져 있고 시간이 흘러
해골로 장식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거기에는 진정한 전리품이 없었다.
오직 거기에는 인간의 탐욕인 돈과 죽음만이 있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소풍으로 살고 갈때 전리품이라기 보다는
애장품으로 남기고 갈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모든 일반인들이 없는 가운데
아침편지 가족들만 온전히 사용한 기분은 커다란 왕궁에 초대되어
융숭한 접대를 받는 기분이었다. 아침편지에서 준비한 맛있게
구운 쿠키와 음료수를 마시고 고도원님의 특강을 듣기 위해
편안한 의자가 준비되어 있는 작은 강당으로 이동했다.

- 고도원님의 미니 특강(요지) -

우리는 삶속에서 '잠깐 멈춤'이 필요합니다.
쉼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야 합니다. 그 에너지를 오늘의 걷기명상을 통해
일상 생활속에서 얻는 자신만의 리츄얼이 필요합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고장나지 말고 고장나기 전에 번아웃이 되기전에
잠시 멈추어 돌아보고 방향을 점검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잠깐멈춤이 필요합니다.

루벤스는 '바로크의 피카소'로 불릴 만큼  타고난 천재성으로
17세기의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살았습니다. 배고픔과
가난이 예술의 원천일수도 있지만 독일의 대문호 괴테나 루벤스처럼
생활이나 돈 걱정없이 예술과 문학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후원자가 있어야 합니다.

루벤스에게도 리히텐슈타인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고,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인 가우디에게도 절친이자 후원자인 구엘이
있었고, 일제시대의 김구 선생에게도 60만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어
항주로 피해 있을 때에도 그 마을의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 부자의
말에 주민들이 현상금에 현혹되지 않고 김구를 신고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후원자가 있어야 하고 우리도 누군가에
후원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정한
덕목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침가족 한 분 한 분이
진정한 후원자이자 마음의 후원자 이십니다.

그림이 말을 걸어오던가요?
의사는 환자를 차별하지 않고 오직 환자에게만 집중합니다.
의사는 병을 고치지만 우리는 힐러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안음으로 산만하고 불안해 하던 아이가 잠잠해지고 조용해지고 마음도
착해지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생명과 건강도 회복시키고
우리의 마음도 착하게 만드는 힐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림을 통해 내 감정이 순화되고
치유되었기를 바랍니다.

루벤스는 "내 열정은 하늘로부터 오는 것이지
세속적인 사색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영감, 초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식사전에 손을 씻고  기도하는 것은
우리를 정화시킵니다. 책을 보기전에,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하늘로부터 오는 영감, 열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멜크 수도원'이 있습니다.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첫번째 방이 '호레'방입니다.독일어로
'호레,호레', '들어라, 들어라' 소리가 납니다. 우리가 하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가까이 가야 합니다. 그리고 내 마음이 고요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들어야 들립니다. 그러기 위해서 집중하는, 고요하게
있으려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여기 걸려 있는 예술작품들이
무수한 반복과 연습 그리고 습작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우리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감정을 관리하고 감정을 컨트롤하는 힐러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상처에서 치료가 되어 다른 사람을 돕고 치료를 치유할 수
있는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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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마이클 호페의 'Hidden In The Heart'입니다.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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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일 보낸 편지입니다. 출력하기 글자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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