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20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기다려 보는 힘

기다려 보는
''어느 정도의 시간'' 속에
전부가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갈 여러분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을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번민하게 된다면, 그때 ''어느 정도의 시간을
기다려 보는 힘''을 내어 보세요!
그러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부단히 힘을 길러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나의 나무 아래서》에서 -



* 안정환 선수가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해서 도중에
교체했다면, 연장 경기 후반의 그 기막힌, 세계를 흔들어 놓은
가히 역사적인 골든골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응원단의
큰 실망과 일부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히딩크는 그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믿고 기다려 주는 마음, 그것이
힘입니다. 기다려 보는 힘이 기적과 신화를 만듭니다.  


------<드리는 말씀>-------------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족중 많은 분들로부터
제가 가끔 혼이 납니다. <미니 간증><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보냈을 때도 그랬고, 엊그제 <콜린 파월과
걸프전 승리>를 올렸을 때는 더 많이 혼이 났습니다.

사람의 중요성과 그 사람들의 에너지를 한 곳에 모아
승리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강조한 취지의 글이었습니다만
어떻게 사람을 죽인 더러운 걸프전과 한국축구팀 승리를 비교할
수 있느냐, 어떻게 걸프전을 미국 시각에서 정당화할 수 있느냐,
그런 정도 역사의식과 세상보는 눈으로 어떻게 아침편지를
쓴다는 말이냐, 심지어 이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그만두라, 사과하라, 말씀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격한 표현도 있었고, 저와 아침편지의 근본 자체를 매도하는
글도 있었습니다만 그만큼 저와 아침편지에 대한 믿음이
컸던 반증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응답을 생각하면서, 최근 적잖은 분들이
저에게 주셨던, 아래의 몇가지 질문 사항들에 대해
내일부터 한가지씩 답해 드릴까 합니다.

1.당신의 역사관과 세계관은 무엇인가.--------------------
2.미국 시각에서 쓴 <콜린 파월 리더십>같은 책을 인용해도
좋은가. 미국을 미화하는 대변자가 되는 게 아닌가. 책 선정에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3.<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같은 기독교 찬송가를 올렸으면, 불교
찬불가도 올려야 할 것 아닌가.----------------------------
4.아침편지를 특정 종교의 선교용으로 삼을 생각인가.--------
5.한시적으로 운영된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 못해 아쉽다.  또
다시 모금 기회를 줄 생각은 없는가.------------------------
6.아침편지의 항구적 재정 기반을 위한 복안은 있는가.   결국은
유료화할 것 아닌가.--------------------------------------
7.이따금 매우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침편지를 잠시 접고
휴식기간을 가질 의향은 없는가.----------------------------

이상의 질문과 그 밖의 소회에 대해, 내일부터 하루이틀 걸러
한 가지씩 답해 드리겠습니다. 읽으시고 의견 있으면 기탄없이,
그러나 <아침편지 가족 네티켓>(1.고운 말을 쓴다, 2. 되도록
이름을 밝힌다, 3. 잉크방울을 조심한다)을 지켜 가시면서,
느낌과 생각들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주신
의견은 충분히 경청하여 반영하겠습니다.

위의 질문 등에 답해 드리는 기간 동안 아침편지는
예전에 이미 보내드렸던 것 가운데 골라서
<앵콜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앵콜 메일>이라고 하나, 아침편지 식구들이 1~2만명이던
시기의 것들이므로, 대다수 가족들은 처음 받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앵콜 메일>을 보내드리는 동안에 저는
충전도 하고, 독서도 수양도 좀 더 하겠습니다.

안정환을 믿고 기다려 주었던 히딩크처럼,
저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대해 믿어주는 마음,
기다려주는 마음, 가져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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