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아 니 유아원에도 보내고
컴퓨터도 사줄라꼬
회사에서 일한 아빠 향기잖아
까끄런 내 입맞춤에 찡그리며 웃는다
솔아 훗날 너는 알게 되리라
온몸에 배인 이 아빠의 냄새를
이 기름 냄새의 설움과 아픔을
이 기름 향기의 깨끗한 가치를
-박노해의《겨울이 꽃핀다》중에서 -
* 냄새는 곧 직업입니다. 그 사람의 취향이며 품격이고 인생입니다.
꽃밭에 가면 꽃냄새, 된장국을 먹으면 된장냄새, 냄새는 먹은 대로
발가는 대로 따라다닙니다. 슬쩍 고개돌릴 때 귓볼 안 머리칼에서
풍기는 여인의 은은한 향수는 남자의 심장 박동을 자극하지만,
지독한 향수나 술과 담배로 절은 입냄새는 악취일 뿐입니다.
냄새도 향기도 자신의 창조물(創造物)입니다.
-------<못말리는 사람>---------------------
어제 제 아내가 승용차 뒷쪽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라 쓴
큼직한 스티커를 붙이고 나타났습니다. 너무 웃기는 것
같아서 "뭐 그럴 필요있느냐"고 말렸지만, "어때요, 난
좋기만 한데.."하면서 또 까르르 웃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아침편지 홍보원을 자처하고 나선 것입니다.
혹시 길을 가시다가 뒷유리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라 쓴
은빛 아반테를 보시거든, 제 아내의 차인 줄로 아시고
손짓이나 미소 한번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