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4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소리 통로 "바다 속에는 소리 통로가 있다.
고래는 짝을 찾을 때나 무리와 아주 중요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 이 소리 통로를 이용한다."
그 소리 통로를 이용하여 고래들은 1,000리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동료를 부른다고 한다.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느냐 하면,
놀랍게도 호주나 뉴질랜드 바다에서 낸 고래 소리를
한국의 동해나 미국 서부 해안에서 들을 수 있다.
깊이 300미터에서 500미터 사이의 바다에
그 신비한 통로가 있다고 한다.


- 최성현의《산에서 살다》중에서 -


* 사람에게도 소리 통로가 있습니다.
그래서 멀리 있어도 통하는 사람이 있고,
아주 가까이 있어도 전혀 안 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서로 통하려면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전화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걸고...
편지를 받기 전에 내가 먼저 쓰고...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사랑해야 소리 통로가
열리고, 비로소 소통이 시작됩니다.
- 100일 기도를 시작하면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평생지기 드림서포터즈 모집이
지난 4월30일 마감되고, 보름이 지났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만,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참여해 주시고, 관심가져 주시고, 혹시라도
불편하신 마음 참아내주신 모든 분들께 늦게나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평생지기 동반자분들이 계시기에
아침편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이기에
참여해 주신 한 분 한 분께 더없이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보름 동안 깊은 번민과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선 낙심(落心)이 좀 컸고, 아울러
그 안에 담긴 뜻과 '희망'을 찾느라 고심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대로, 작년 봄 '3% 드림서포터즈' 모집을
처음 시작했을 때, 고맙게도 1만4천여명(약 0.8%)이 참여해 주셨고
1년 후인 지난 4월, '다시 3%를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한달 동안
진행된 추가 모집 결과, 0.1%(2,088명)의 참여율로 마감이
되었습니다.  이같은 참여 결과를 보고 저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사력을 다해 뛴 운동선수가 참패하고 돌아선 기분도 들었고,
어디선가 우렁찬 응원의 함성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막상 출전한 경기장의 응원석에는 아무도 없고,
빈 들판의 나무 한 그루가 된 것과도 같은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0.1%...
천 명 중의 한 명...
이 숫자가 자꾸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낙심과 쓸쓸함으로 가득찬 가슴 한구석에
숨겨져있던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습니다. 0.1% 2,088명의
고마운 분들이 바로 그 희망이었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0.1% 2천여명이지만, 그 '희망'이 더 자라 1%가 되면
2만명, 3%면 6만명...

이 숫자대로 정말 3%만 참여해 주셔도
나머지 97% 사람과 함께 기적을 만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새로운 희망으로 다시금 다가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좀 더 정성을 다하고,
좀 더 간절한 마음으로 매달리면 하늘도 움직여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그 최선의 방법으로 '100일 기도'를
작정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언제나 '현실의 벽'이 엄연히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아침편지문화재단에서 하고 있는 여러 공공의 일들도 크든 작든
재원이 필요한 일이고, 특히 현재 당면한 '깊은산속 옹달샘'만 해도
많은 재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20년이라는 장기 계획을
세웠던 것도 아마도 잘 아시는 일일 것입니다.(20년간의 총 사업비는
800억원이고, 첫삽뜨기를 마친 1차 사업부지 8천여평의 사업비는
36억~41억원 정도이며, '나도 1평' 건축회원 모금은 20여억원이
약정되었으나, 실제 입금된 금액은 8억여원입니다.)

이같은 '현실의 벽' 앞에 바짝 서 있는  
지금의 제 마음은 마치, 여러 사람과 함께 열심히 건조한
커다란 '꿈의 배'를 부둣가에 세워 놓고도 출항시킬 수 없는 막막함,
배를 띄워야 하겠는데 연료가 부족하여 출항을 하더라도 얼마 가지도
못하고 멈춰서야 하는 현실 앞에서, 출항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이런 멈칫거림이 얼마나 지속돼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으로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이따금 아침편지 모금에 대한 말씀을 드릴 때마다
늘 송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나름의 떳떳함과 당당함이 있었습니다.
6년전 아침편지를 시작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제 아내의 '첫아이' 글에서도 언급되었듯, 저와 제 아내가 젊은 시절
정말 힘들게 살면서 피와 땀으로 마련한 주택을 기꺼이 기증했고,
이후의 모든 것들을 '공공의 재산'으로 대물림할 수 있는
세계적 명소를 '꿈너머꿈'으로 그려왔기 때문에, "이런
좋은 꿈에 여러분도 함께 동참하여 평생 동반자가
되어주시라"는 그런 당당함 말입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보면서
그런 당당함조차도 큰 교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려운 것이 작금의
분명한 현실이라는 것도 다시금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현실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저 자신이 모든 일에 한없이 낮아져 임할 수 있기를...
저의 꿈으로 가는 길에 더욱 많은 분들이 길동무가 되어주시기를...
만인을 위한 정말 아름다운 공간으로 잘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꿈의 배'를 출항시킨 후에도 큰 멈춤없이 잘 항해할 수 있기를...

이 모든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우선 저 자신부터 100일 동안 깊이 사색하고 정성을 다해
기도에 전념하며, 마음의 번민과 교만을 씻어내고, 더 큰 희망과  
지혜와 에너지를 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여기서의 '기도'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서
내면의 더 큰 평화와 분별력, 그리고 더 큰 비전에 대한 확신과
기다림의 시간으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00일 기도 동안에는 아침편지의 공식적인 일을 제외하고
모든 사적인 활동은 일체 중단할 것입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은 금식으로 마음을 다지고 기도하려 합니다.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든 마음의 결심이 되실 때 더는 망설이지 마시고
드림서포터즈에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당장하셔도 좋고,
100일째 마지막 날도 좋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시면 됩니다. 아무쪼록, 180만 아침편지 가족들이 탄
거대한 '꿈의 배'가 망망대해의 거친 파도속에도 뒤집히거나
멈춰서지 않고 '꿈너머꿈'의 지점까지 잘 항해할 수 있도록
진정한 의미의 드림서포터즈, 꿈의 동반자가
되어주시길 소망합니다.

오늘은 월요일, 금식과 함께
100일 기도를 시작하면서, 180만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꿈이 있으면 행복해지고
'꿈너머꿈'이 있으면 위대해집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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