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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11일 오늘의 아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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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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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손을 먼저 살펴본다.
그것은 그의 손이 그의 삶의
전부를 말해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나 사람과 악수를 해보고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여러가지 감도를 통해
그가 어떠한 직업을 가졌으며
어떠한 삶을 살아왔으며
성격 또한 어떠한지를 잘 알 수 있는 것은
손이 바로 인간의 마음의 거울이자
삶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 정호승의《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중에서 -
*손을 보면 압니다. 그 사람의 인생 족적과 삶의 모습을...
손을 잡아보면 압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 사랑의 깊이를...
손은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손에서
들고납니다. 손은 자기 삶의 거울이기도 하지만
자기 세계를 이뤄내는 창조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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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에피소드 (아내의 손)-------------
엊그제 일입니다. 제 아내가 식당일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와
잠자리에 들지않고 동그랗게 오그리고 앉아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슬금슬금 다가가 보니까 손 바닥의 굳은
살, 손톱 사이에 낀 때를 긁어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아내의 손은 원래 그런 손이 아니었습니다.
작고 하얗고 부드러운 손이었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나던 날, 제 눈을 맨 먼저
사로잡은 것도 그 작고 하얀, 아름다운 손이었습니다.
그랬던 아내의 손이 어느덧 변해 버린 것입니다.
물론, 저를 만나 고생고생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특히, 엉뚱한 일(돈이 안 될 뿐더러 돈이 많이 드는 일;
기자시절 사진 취미에 몰두할 때는 하루에 6백만원어치
카메라 장비를 외상 구입해 의기양양하게 귀가하는가 하면
고도원의 아침편지도, 아내의 말을 빌리면, 그 엉뚱한 일의
하나임)을 이따금 저지르는 남편의 뒷감당을 대신하기 위해
7년째 삼겹살 집을 운영하며 매일매일 쏟아지는 설겆이를
해댔으니, 처녀적 손이 그대로 남아날 턱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멋적게 웃는 아내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적당한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버무릴 겸 "당신 손이
꼭 돌아가신 어머니 손 같네... 어머니 손을 내가 되게
좋아했는데..." 라고 말하고는 저도 웃어주었습니다만,
순간 무언가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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