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 17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담쟁이 잎새 하나

그런데 어찌 된 일인가? 두드리는 것 같은 빗발과 불어대는
바람이 밤새 계속되었는데도, 벽돌 담 위에는 담쟁이 잎이
한 장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줄기에
매달려 있는 마지막 한 잎이었다.  잎의 중심 가까이는
아직 짙은 녹색이지만, 톱날 같은 언저리는 누렇게 썩어
비장하게도 땅에서 20피트쯤 되는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마지막 잎새야"
그날도 저물어 저녁 때가 되어도
그 외톨박이 담쟁이 잎은 벽 위에 매달려 있었다.
"이젠 위험한 고비는 완전히 넘겼어. 당신이 끝내
이겼군. 이제 잘 먹고 충분히 휴식만 취하면 된다오"


-오 헨리의《마지막 잎새》중에서-


* 딴 게 기적이 아닙니다.  간절한 사랑과 희망으로 담벽에 그려넣은
담쟁이 잎새 하나가, 시한부(時限附)로 죽어가던 사람도 살려내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천둥번개 비바람이 몰아쳐도 떨어지지 않는
담쟁이 잎새 하나!  당신이 그 잎새라면 나는 살아납니다. 내가
그 잎새라면 그대도 살아납니다. 담쟁이 잎새 하나가 곧 기적입니다.



---<얼마나 못생겼느냐, 정말 추남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추남은 추남입니다. 한번 보면 오랜 추억으로 남는 추남(추억의 남자)!

오래된 얘기입니다. 대학 3학년때 축제 파트너로 제 아내를
처음 만났는데, 아내는 저와 첫 대면을 하고 돌아가자마자
소개해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야아! 나를 뭘로 안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합니다.  자기를 도대체 어떻게 알았기에
저처럼 못생긴 남자를 소개할 수 있느냐는 항의였던 것이죠.

제가 지난번 <이조사>(이주일과 조영남 사이)라고 했더니
"무슨 말씀이냐. 이주일처럼 재미있고 조영남처럼 노래를
잘 한다는 뜻이냐"는 분도 계셨지만, 충격적인 메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추남이냐. 그 정도 추남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침편지 맛이 가신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그 쇼크로, 도리없이 모든 걸 시장 원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속으로 "못생겼어도 그 정도 추남은 아닌데..."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사진을 멋들어지게 새로
찍기도 뭣해서, 있는 사진 가운데 몇장를 고르는
중입니다.  다음 월요일(21일)쯤에 첨부해 올리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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