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0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중국어 사진아침편지
6개월 입양아와 다섯 살 입양아 고향을 떠나온 것, 무겁게
짓누르는 두려움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물론 전에는 이보다 더 심한 일을 겪었을 것이다.
매일 밤 자드는 잠들기 전에 한국어로 기도를 했다.
나도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소리만 듣고 따라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자드를 보면서 생후
6개월에 입양되는 것과 다섯 살이
다 되어 입양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깨달았다.


- 권지현의《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중에서 -


* 새끼 오리들이 부화된 뒤
처음 만나는 대상을 어미로 알고 졸졸 쫓아다니는
현상을 '각인'(imprinting)이라 합니다. 인간도 어릴 적
어떤 각인이 일어났는가에 따라 평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모국어로 익혔던 기도라면,
그것이 만약 엄마 목소리의 기도였다면,
그것만으로도 평생을 지탱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옹달샘 '사람 살리는 예술밥상' 설 선물세트 신청받습니다 -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떡의 내음새가 나고 끼니 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대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 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 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 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가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 백석,<여우난골족>에서

안녕하세요.
치유음식 연구소 김미란입니다.

올 설에는 보고 싶던 사람들,
그리운 얼굴들 만나시는지요?
그리워도 못 보다가 몇 해를 고대하다가
만나시는지요? 수 년 만에 만나는 친족들을 생각하니
뿔뿔이 흩어진 벗들도 그리워집니다.
심천에 터를 잡고, 캐나다로 이민 가고,
메릴랜드로 시집가고, 영국에 건너가 재미나게,
때로는 눈물 나게 사는 진희, 하영, 수정, 목이..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 나주에서 아들 삼 형제와
소를 키우는 친구 은희의 고향은 모두 서울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서울,
복숭아꽃 살구 꽃 보다 어여쁜 딸아이의 고향도
서울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내기로 자라나고 살아갈
딸과 그 애의 친구들에게 백석 시인의 ‘여우난골족’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재잘대던 소녀들이었으나 이제는
코리아 아줌마가 되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뿔뿔이 흩어진 벗들과 이 시를 함께 나눌 그날을 그립니다.
모두 모여 그때 그 시절 문학소녀들처럼.

이번 설 선물세트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펼치기만 하면 뚝딱! 손쉽게
한상차림이 되는 풍성한 구성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손길로 준비한 '사람 살리는 예술밥상'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따뜻한 설 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설 선물 세트는 '꽃피는 아침마을'의
옹달샘 '사람 살리는 예술밥상' 가게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설 기간에는 택배 물량이
몰리는 것을 감안해 배송 기간을 정하였습니다.
설 전에 안전하게 받으실 수 있도록 한정된 수량만
준비했으니, 서둘러 신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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