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6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최상의 것


삶의 방법 가운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최상이 아닌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할 경우,
당신은 거의 항상 최상의 것을 얻는다.



-로빈 S. 샤르마의 《내가 죽을 때 누가 울어줄까》중에서-



* 무엇이 최상의 것인가, 혼미할 때가 많습니다.
어제는 최상이었던 것이 오늘은 아닌 것이 되고,
어제는 최악이었던 것이 오늘은 최상의 것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변하지 않는 최상의 것이 있으니,
그것은, 믿음을 얻고 믿음을 지키는 일입니다.




---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

지난 월요일(22일) '마지막 고비' 글이 나간 뒤
나흘동안 저에게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온 아침가족 여러분의
의견들을 읽으면서, 비단 이번 문제뿐 아니라 저의 50여년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고 또 앞으로 갈 저의 길을
깊이 생각해 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아침편지를 더 잘 가꾸고 지키는
아침편지 주인장으로 남겠습니다.

참으로 많은 분들이 진정을 담아 여러 말씀을 주셨습니다만  
그 어떤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한 말을 다반사로 뒤집는
세상에서 약속을 지킨 사람으로 남아달라"는 말씀이
가장 무겁게,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앞에서 행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그 약속 지킴을 통해서 사람 사이의 믿음과
신의를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제가 지난 1월26일 정치 불출마를 천명한 것은
장차 제 삶의 방향과 매듭을 확실히 하기 위해 오랜 고심 끝에 나온
저 자신에 대한 다짐이자 110만 아침편지 가족 앞에서의 엄숙한
약속이었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약속은 믿음의 기반입니다.
그 어떤 이유로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그 믿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며, 무너진 믿음의 기반 위에서는 그 어떤
화려한 집을 지어도 금새 허물어지고 말 것입니다.

특히 저와 아침편지 가족 사이에 믿음이 무너지면
제가 아무리 아침편지 한 줄 한 줄을 혼을 담아 쓴다 한들
읽는 이에게 무슨 감동과 감흥이 있을 것이며,
어떻게 마음의 비타민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저는 아침편지와 문화 재단과 관련하여
일찍부터 준비하고 구상해 놓은 많은 일들을 더욱더
잘 다듬어 하나씩 하나씩 착실히 진행해 갈 생각입니다.
곧 재단 설립 인가가 나오는대로, 이 결과물들이
차례차례 선 보이게 될 것입니다.

더없이 고마운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하여
오히려 더 많은 친구를 얻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한 사람의 진정한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달았고,
사람이 살면서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의논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크나큰 행운이었고 행복이었습니다.

저로 하여금 불출마의 약속이 있게 하고,
약속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하고,
마침내 약속을 끝내 지키도록, 진심어린 의논 상대가
되어 주신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일의 전 과정을 통해
일점의 동요도, 미동도 없이 저를 지켜주고 믿음을 표시해 준
아내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사랑과
고마움을 전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더 큰 사랑과 믿음에 힘입어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내일부터 더 맑고 더 청정한
깊은 산속 옹달샘물이 되어 110만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 앞으로 기분좋게, 행복하게
배달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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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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