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7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비가 내리면
아직 덜 자란 나뭇잎 위에 얹혀진 빗방울이
구슬같이 이뻐 보이고 나무뿌리에서 올라온 듯한
수액이나 이제 갓 자란 무순이나 아욱 냄새 같은 것이
코 끝에 맡아지는 것 같다. 후둑후둑거리며 어딘가에 고이는
빗방울을 보면 머위 잎이나 토란 잎이나 호박 잎에 고이는
빗방울이 생각나고 너무 오래 비가 안 오면
밭이 타겠네, 싶고 너무 많은 비가 내리면
논둑이 터지겠네, 싶어 안타깝다.



- 신경숙의 《자거라, 네 슬픔아》 중에서-



*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봅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치며 주르륵 주르륵
하염없이 흐릅니다. 추억처럼, 눈물처럼, 아픔처럼...
비는 지금 창 밖에 내리고 있는데, 마음은 어느덧 어린 시절의
시골집 호박 밭에 가 있습니다. 빗방울은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데, 촉촉히 젖어드는 건 그걸
바라보는 눈동자입니다.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유이치 와타나베 (Yuichi Watanabe)"의
'Valentine's Memory'입니다. Memory 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듯 추억을 회상하면서 들어보시면 좋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입니다.


--- 오늘 강연(천안) 안내 ---

충남 천안(복자 여고)
일시 : 17일(금) 오후 3시
장소 : 복자여자고등학교 마리아홀 강당
주제 : 행복의 씨앗
주최 : 복자여고 자모회

* 강연장에 <나무 그늘>(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을 가지고 오시면
강연 후 사인해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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