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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4일 오늘의 아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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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났습니다
그를 만났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반갑게 차를 한 잔 할 수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
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
그를 만났습니다.
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면
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를 만났습니다.
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
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그를 만났습니다.
- 이정하의《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중에서 -
*누구에게나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오래오래 함께 걸어가는 동행자가 필요합니다.
외롭고 괴롭고 힘들수록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인생은 어쩌면 그 한 사람을 찾아 헤매는
숨바꼭질인지도 모릅니다.
---- 프라하의 봄 ----
여기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입니다.
프라하의 아침은 안개속에 피어있습니다.
아직은 으슬으슬한 봄 추위가 손등에서
속살로, 코끝에서 폐속으로 슬금슬금
기분좋게 파고 듭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답다는 도시,
아름다운 중세식 건물들이 무대 세트처럼
고스란히 남아, 가는 곳마다 깊은 예술적 감흥을
샘솟게 하는 도시, 이곳 프라하에도 봄은
수줍은 듯 스며들고 있습니다.
20세기 자유와 민주화를 상징하는
프라하의 봄! 체코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1901∼1986)의
슬픈 시를 되뇌이면서, 초봄의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찾아 이리저리 걸어보고 있습니다.
순간, 어디에선가 모차르트의 광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 합니다.
내일은 크리보클라로 이동하여
산림욕을 하고, 카를로비 바리로 다시 이동하여
미니 마라톤과 온천욕을 하고 프라하로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마라톤과 온천욕은
현지에서 합류하셔도 좋습니다.
그 또한 좋은 만남이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동반자
#숨바꼭질
#이정하
#파트너
#눈부심
#동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