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는
세상의 인연이 다 번뇌라며
강원도의 어느 절로 들어가다가,
시외버스 안에서 군인 옆자리에 앉게 되어
두 달 만에 결혼한 애가 있다.
인연을 끊겠다는 사람일수록
마음 속에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집착의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이 견뎌야 할 고독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 은희경의《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중에서 -
*인연은 오묘하고 재미있습니다.
아니, 놀랍고 무섭습니다. 자신의 뜻과는
무관한 인연이 허다합니다. 맺고 싶다고 맺어지고,
끊겠다고 해서 끊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가장 경계할 일은, 좋은 인연을 악연(惡緣)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 아테네 땅 + 사진 모음 2 ---
아테네는 지금 요란합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지하철 등 각종 공사와 도로 보수로
도시 전체가 시끌벅적합니다.
지하철 공사를 하다보면
어마어마한 유적들이 땅속에서
고스란히 발굴되기도 합니다. 땅 전체가
아직도 보물 덩어리인 셈입니다. 그 대신에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희는 2500년 전으로 돌아가
보수공사가 한창인 파르테논 신전등
유적을 천천히 돌아보고, 그 유서깊은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은 둘러보는 것으로 머물지 않고,
잠시 올림픽 선수가 되어 경기장 트랙을
기분좋게 달렸습니다.
다음날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수니온으로 가는 길로, 아름다운 지중해가 한 눈에
보이는 아폴로코스트 해변길에서 5km 미니 마라톤을 했고,
그 다음날은 산토리니 섬 해변에서 또 다시 5km를
달렸습니다. 저희들은 어디서나 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