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13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유럽의 아름다움

유럽의 아름다움에는
항상 의도성이 들어 있지요.
항상 미학적 의도와 장기적 안목을 지닌
계획이 있지요. 이 계획에 따라
고딕 성당 혹은 르네상스 도시를 세우려면
수세기 동안의  세월이 걸렸지요.
뉴욕의 아름다움은 전혀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어요.
비의도적 아름다움이지요.종유동굴처럼
인간의  의도없이 태어난 거지요.


- 밀란 쿤데라의《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서 -



* 유럽은, 갈 때마다 느끼는 겁니다만 깊은 멋이 있습니다. 급조(急造)
된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가는 곳마다 몇백년, 혹은 천년여에 걸쳐
사람의 생각과 손때가 역사의 이끼처럼 구석구석 배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라마다 도시마다 확연히 차별화된 그곳만의 고유한
정취가 물씬납니다. 오래된 것을 소중히 지킬 줄 알고, 또 그럴 수
있도록 처음부터 긴 안목을 가지고 견고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문화적 전통, 우리가 많이 배우고 취해야 할 점입니다.
사람도 갑자기 급조된 것보다 오랜 세월 손때묻힌
관계가 더 편안하고 깊은 맛이 있습니다.



유럽순방 수행, 잘 다녀왔습니다.
많은 걱정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유럽 여행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은
차츰차츰 아침 편지 속에 녹여 전해 드리겠습니다.

개인 시간 거의 없이 옴싹닥싹도 못하는 이런 공적(公的)여행 말고,
배낭에 노트북 하나를 덜렁 담아 자유롭고 여유로운 사적(私的)여행을
하면서 이를테면, 다뉴브강변 선상 카페에서 향기로운 카프치노 커피를
마시며 아침편지를 써 보내드리는 것도 멋 있겠다,
그런 행복한 꿈같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오늘부터 다시,
묵은 앵콜메일이 아닌 싱싱한 새 것으로
첫날처럼 새롭게 시작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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