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4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아들의 눈물

      
울컥 치민 울음이 뜨거워 어깨가 흔들린다.
내 아들이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다.
아들아!
어느새 어미 아픔을 제 눈물로 씻어낼 줄 아는
나이가 되었구나.
문득 흔들리던 어깨가 멎는다.



- 홍회정의 시집《별에게 띄운 나의 사랑》에 실린
시 <아들의 손수건>(전문)에서 -




* 어미의 아픈 마음을 읽고 대신 울어줄 줄 아는
아들의 모습에 어미의 고통이 한 순간에 녹아 내립니다.
이 땅의 많은 어미들이 그런 아들 하나 믿고  
웃고 울며 살아갑니다.



--- 작은 에피소드 ---

지난 1월 군에 입대했던 아들이
얼마전 휴가를 나왔습니다. 제 아내는 그 아들을
마중하러 아파트 입구까지 나가 기다렸던 모양입니다.

제 어미를 발견한 일등병 아들은
어미 앞에 등을 대고 쭈구려 앉아 한사코 업히기를
강권하더니, 반색하는 어머니를 한 아름 업고
덩실덩실 집안까지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이날 좀 늦게 귀가한 저에게 아내는
"아, 글쎄, 아들이 나를 업어줬어요"
"정말 멋진 애예요, 진짜 효자예요"라는  
말을 아마도 수십번은 더 넘게 했었던 듯합니다.

20년 넘게 아내와 살아왔지만
그렇게 마구마구 행복해 하는 아내의 얼굴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내의 사랑이 이제 남편에서
아들놈한테로 완전히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 난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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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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